본문 바로가기

PROFILE

멍멍

2월인데 비가 오네. 빗줄기가 잦아들어 젖은 바닥. 도로 위로 채하와 정현이 걷는다. 밸런타인데이를 함께 맞았고, 오늘이 마지막이고. 주황빛 인적 드문 가로등 밑 걷다. 마지막 인사를 하는 정현과 채하. 젖은 상자 안으로 왕! 하며 짖는 하얀 바둑이. 멍멍이. 네, 그게 나예요.

“여기 강아지가.”

작게 말하며 다가온 정현의 손을 핥았어요. 헥헥. 꼬리를 흔드는 흰둥이, 바둑이. 하얗고 꼬질꼬질한 먼지. 날 주워가라고.

이름: 정해주셈요
나이: 2살이 채 못된 듯
나머진 알아가면 안될까요.

(pngtree에서 다운받앟어요...)

빨간 목줄.
도금 이름표.
낡아서 이름이 다 긁혀 안보임

축축하게 젖어있는 상자
물방울 묻어있는 새 사료 한 팩. 까져있는 사료 한 팩.
제가 먹었어요. 입가에 사료가루 조금 묻어있음
축축하게 젖어있는 메모도 있어요
삐뚤삐뚤한 초등학생의 글씨.
다 번진 글씨.
[잘 키워주세요. 죄송해요.]

'PROFI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은찬 :: 21 :: XY  (0) 2021.01.07
김춘학(오히연) :: 23 :: XX  (0) 2020.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