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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컨펌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어디로든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컨펌해주세요!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컨펌해주세요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01. 무직, 무심, 무식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15. 반복되고 변하지 않을 무언가 “우유라도 한 잔 타올게.” 세리나에겐 안정이 필요했다. 서재의 긴 소파에 앉아 한참 동안 세리나를 끌어안고 있던 미엘은 세리나의 머리를 쓸어 넘겨주었다. 미엘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듯 세리나를 슬쩍 밀었다. 세리나가 미엘의 팔을 잡았다. 세리나의 축 처진 눈매가 붉어져 있었다. 세리나는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절대 울지 않았다. 흑단 같은 긴 머리카락이 시트에 흘러내렸다. 세리나는 미엘도 겨우 들릴 정도로 작게 중얼거렸다. “가지 마세요...” 비가 내리던 하늘은 어두워 낮인지, 밤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채광 좋은 창밖으로 보이는 커다란 달만이 밤을 알리고 있었다. 길게 내리비치는 달빛이 세리나의 얼굴을 비춰다. 장작이 타는 벽난로의 따스한 빛과 달이 비추는 차가운 빛이 세리나의 얼굴에 음영을 ..
14. 정답같은 말(4,264자) 유난히 타이밍이 안 따라주는 날이 있다. 빨리 세리나에게 가보고 싶은데 오늘따라 벨라가 늦는다. 벨라는 항상 미엘을 기다리게 했다. 제가 오는 시간을 알면서도 항상 벨라는 자리에 없었다. 일이 바빠서라고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반복되는 기다림이 길어짐을 알면서도 미엘은 기다렸다. 미엘에게는 남는 게 시간이었다. 한때는 벨라에게 자신이 오는 날은 빨리빨리 오라는 말을 꺼내볼까 했으면서도 벨라의 피곤한 표정과 눈 밑 다크서클을 보면 생각해놓은 잔소리는 저 멀리 들어가 버렸다. 약속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고, 시간은 남아도니까. 기다리는 일이 문제가 되지는 않지. 아무리 긴 기다림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오늘만큼은 조급해서 시선이 시계를 쫓았다. 조급한 마음이 숨겨지지 않았다.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론에게 ..
13. 비가 내릴 것 같네.(5,100자) “나왔어” 미엘은 문 앞에 서 있는 세리나를 보며 웃었다. 세리나가 미엘을 보며 팔을 벌린다. 미엘이 세리나의 팔 위로 팔을 걸치며 끌어안았다. 외출하고 온 미엘에게선 은은한 나무냄새가 났다. 아침에 뿌린 향수 향이 날아가면 밖에서 묻어온 향인 건지 체향인지 모를 향이 섞여서 났다. 더운 여름, 세리나에게선 산뜻한 향이 났다. 미엘은 세리나를 강하게 한 번 끌어안고 놓아준다. “오늘은 좀 늦었네요” “많이 기다렸어?” 세리나는 고개를 저었다. 미엘이 빙긋 웃으며 세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요 며칠 저택에 돌아오는 시간이면 세리나가 나와 미엘을 반겼다. 싫은 기분은 아니라 거부하지 않았지만 나가는 날이면 꼬박꼬박 나와서 반겨주는 게 어떻게 알고 나오는지, 하루 종일 밖에만 보고 있는 것도 아니면서 그때그..
키스 다음을 못하는 시우서아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12. 고민과 편안한 밤 (5,212자) 얕은 마력으로 꽁꽁 둘러싼 미엘은 도시로 나왔다. 누구도 미엘을 알아보지 못했다. 흐릿한 인상으로 기억되지도 않을 껍데기를 만들어 뒤집어쓰고는 많은 인파 속을 걷는다. 스스로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수도에 자주 나오면서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미엘은 많은 시간을 방황하며 보냈다. 성인식이 지난 지도 두 세기가 지났다. 미엘을 기억하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세상이었다. 그런데도 미엘은 얕은 마력 껍데기에 자신을 감추고 또 감췄다. 벨라에게 마력을 주고 거리에 나오면 항상 울적한 기분이 들었다. 옛 기억이 떠올랐다. 세상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 경험이란 평범한 사람이라면 겪어보지 못할 종류였다. 타인을 이해하지 못할 땐 알 수 없었던 시선이다. 우습기도 하고, 짜증 나기도 하고, 견딜 수 없을 ..